
그 사람의 눈물을 보았습니다
그 사람의 눈물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붙잡지 않았습니다
흔한 이별의 핑계들로
나를 달래려 들었다면
난 절대로 그 사람을
쉽게 떠나 보내지 않았을 겁니다
설령 그 사람의 눈물이 거짓이었다고 해도
난 괜찮습니다
정말로 이별에 가슴 아픈 사람은
이별의 순간에 해야 할 말이 생각나지도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유미성 -
2004년 3월 30일 밤 10시7분부터 20분간
KBS 1TV를 통해 박근혜 대표의 방송연설이 있었다.
“60년대 가뭄이 심했던 어느 날,
지방 순시에서 돌아 온 아버지(박정희 대통령)가 식사를 못 하셨다.
어머니가 ‘왜 식사를 안 하시느냐’고 묻자 (아버지는) 한참 천장을 바라보다
‘지방의 아이들 얼굴엔 버짐이 피어 있고, 빡빡머리엔 기계충이 나있고,
부모 손은 못 먹어 퉁퉁 부어 있더라’면서 밖으로 나가셨고,
식구들은 아무도 저녁밥을 먹을 수 없었다”고 회고하면서
“아버지는 돌아가실 때까지 그 아이의 눈동자를 외면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떻게 일으켜 세운 대한민국인데 이렇게 무너지고 있느냐”며
"저는 국민께 큰 빚이 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국민 여러분이 부모형제가 되어 줘서 오늘의 제가 있다.
이제 그 빚을 갚고 싶다”며
“가난 속에서 10명의 자녀를 맡아도
어떤 수를 써서도 굶기지 않고
학교도 다 보내는 어머니 심정으로 해 나가겠다.
간절한 이 마음을 받아주고
한나라당에 '마지막 기회'를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그리고 4.15 총선....
가장 정확하다는 출구조사에서조차 80석도 힘들것이라던 한나라당이
예상의 150%를 뛰어넘는 121석을 건지면서 한나라당은 부활했다.
국민은 박근혜의 약속을 믿고 그 '마지막 기회'를 주었고,
박근혜 대표는 당 대표를 하면서 그 날의 약속을 잊지 않고 지켰다.
그 결과, 7% 대의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50%를 넘기면서
오늘의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켰다.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께서 서거하셨을 때도
박근혜는 대중 앞에서 눈물을 보인 적이 없다.
칼을 맞아 목숨이 경각에 달렸을 때도 눈물을 보인 적이 없었다.
적어도 개인적인 일로는 눈물을 보이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 이후 기억나는 것은 딱 두 번 정도인가.
2007년 4월 10일. 고엽제전우회 모임.
노병(老兵)들이 하나, 둘....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다.
박근혜 대표의 눈도 촉촉히 젖어 들어갔다.
베트남 전에 파병됐던 고엽제 피해자가
'나는 조국을 위해 몸을 바쳤는데, 조국은 내게 무엇을 해줬느냐'... 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조국은 내게 무엇을 해줬느냐' 이 한 마디가
당시 유력 대선주자였던 박근혜의 눈에 눈물을 흘리게 했던 것인가...
또 한번은 고 김선일씨 피살사건 때
빈소에서 만난 유가족이 박 전 대표를 붙들고
'대학원에 진학할 학비를 벌기 위해 사지로 갔다가 변을 당했다'고 울부짖을 때였다.
당시 야당 지도자가 무슨 힘이 있었는가.
유가족과 박근혜는 울었다.
고 김선일 씨가 머나 먼 외국에서 피살된 것에 대한
국가 정치 지도자로서의 눈물이었다.
박근혜를 울리는 것은
'국가, 국민, 애국...'이라는 주제 외에는 없다.
아버님이신 고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셨을 때,
부관이 "각하께서 서거하셨습니다."라는 보고를 했을 때 조차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그녀의 대답은 "전방은 괜찮습니까"였다고 하니,
필자로서는 감사와 존경이라는 단어 외에 따로 떠오르는 단어가 없다.
그런 박근혜가 오늘은 우리의 눈시울을 젖게 했다.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이 대통령의 ‘강도론(論)’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집 안에 한 사람이 마음이 변해서 강도로 돌변하면 그 땐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말한 뒤,
“한나라당이 약속을 어기는 것으로 비춰져 국민들에게 면목이 없다”고 하였으니...
이번에도 '국민'이라는 단어 앞에서였다.
지금의 한나라당이 약속을 어기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이
어찌하여 박근혜의 잘못인가.
그러나 그는 되려
“한나라당이 약속을 어기는 것으로 비춰져 국민들에게 면목이 없다”고 하였으니,
이명박 대통령의 거짓말과 위약을 바로잡지 못한 것과
자신의 잘못도 아닌 한나라당의 책임에 대하여
외로이 십자가를 지는 거인(巨人)의 모습이 보여
이번에는 국민인 내가 울고 있다.
'국가, 국민, 애국...'이라는 주제를 두고 눈시울이 젖는 지도자,
자신의 잘못도 아니면서, 자신 또한 일개 평당원의 신분일 뿐이면서
자신이 속한 정당이 국민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책임을 통감하는 거인(巨人)을 보고 이번에는 국민인 내가 울고 있다.
이런 인물과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울면서도 행복하게 느껴지는 것은
비록 우리 시대에 거짓의 제왕이 대통령이 되어 있다 해도
그것은 거짓과 위약의 세계일 뿐, 그래서 비록 내가,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울어야 한다 해도,
그래서 우리가 처절하게 피 토하며 울어야 한다 해도...
우리 시대에 이런 거인(巨人)이자 거목(巨木)이 존재한다는 것.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우리는 비겁한 사람,
국민을 배반하는 사람에 의해서
국민을 위해 또 한번 흘리는 그녀의 눈물을 보았다.
설령 그 눈물이 거짓이라고해도
우리는 그를 버리지 않을것이다.
영원히 그와 함께 할 것이다.
- 박사모 논단에서 발췌, 편집,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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