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글

이생진 시인 시비 제주도 성산포에 제막

정병식 2015. 7. 1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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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진시인님의
'시비'가 제주도 성산포에 제막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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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여섯시/ 
어느 동쪽에도 그만한 태양은 솟는 법인데/ 
유독 성산포에서만 해가 솟는다고 부산 필거야/ 
아침 여섯시/ 
태양은 수 만개/ 
유독 성산포에서만 해가 솟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나와서 해를 보라/ 
하나 밖에 없다고 착각해 온 해를 보라
 - `그리운 바다 성산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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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의 바다에서 떠오르는 경인년 희망 맞이'
를 주제로 한
`제 17회 성산일출 축제` 중 특별 이벤트로 
축제 첫날, 구랍 31일 오후 1시에 해맞이의 대명사인 성산일출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성산포의 숨겨진 비경 오정개해안에서 이생진시인님의 시비 제막식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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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비 제막식은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리 마을회(리장 정영기)가 
지난 3월부터 자립마을 사업의 하나로 추진해온 것으로 성산리 마을 주민들이 
자립마을 선정기금 5000만원을 시비 거리 조성에 흔쾌히 내놓음으로써 조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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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포의 아름다움을 시로 승화시킨 성산포 시인으로 알려진 이생진시인님의 
시집 '그리운 바다 성산포', ‘그리운 바다’, ‘술에 취한 바다’ 등 대표작 19편의 시가 새겨져, 
성산포 바다와 일출봉을 배경으로 시(詩)의 바다를 그려냈습니다.
시비는 안내 비석까지 모두 21기가 여타 다른 시비랑 틀리게 입석형태가 아니고
바다 조망을 가리지 않도록 해안에 누운 형태로 조성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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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후 1시,
정영기 성산이장의 인사말에 이어 박영부 시장님의 제막식 축사가 있었습니다. 
특히 정순일 성산읍장은 
“성산포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시들이 너무 좋아 주민들과 함께 시비거리를 꾸몄다”
“바닷가의 이색 관광 자원으로 기대된다”고 말한 후, 
축제 기념으로 시인님께 따뜻한 목도리를 선물로 전하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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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 제막을 축하하는 여러 하객들의 축하 인사 후,
이 날따라 더욱 더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도무지 연세가 82세 임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노익장을 과시하는 노시인님의 힘있고 열정적인 목소리와 함께,
늘 함께 반주 및 노래를 같이 하는 현승엽님, 윤준경님과 더불어
더욱 멋진 시낭송회 시간이 되었답니다.
아울러 성악가 현행복님의 가곡 열창으로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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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엄동 설한 한 겨울 바람에 눈보라까지 매섭게 휘날렸지만
그 자리에 함께 하신 수많은 하객님들은 쩌렁쩌렁한 음성으로 낭송 아니 암송하시는
시인님의 시 낭송에 큰박수와 함께 앵콜로 화답하셨지요.
세상에...시 낭송도 앵콜이 있다니요~!!!!
그러나, 분명히 그랬습니다.
그리하여 또 낭낭한 시 귀절 귀절이 
거룩한 산, 한라산 자락과 성산 앞바다에 일파만파 바람과 물결로 날리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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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시인님이 손수 마련해 오신 시비의 시가 수록된 팜프렛에 
기념싸인까지 한 작은 시집을 받아 쥔 많은 분들은 
다시 한번 차마 말로 다 하지 못하는 감동의 시간이었음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 곳 시비공원을 다녀가는 관광객들의 마음을 시로 표현해 담아둘 수 있는 우체통까지 설치돼, 
여기에 담겨진 시는 내년 2011년 제18회 일출 축제 때부터 우수작을 엄선, 
축제에 초대하고 시낭송 기회도 부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시비 제작의 목적은 놀멍쉬멍 올레길에 관광 차 들른 방문객들에게
시를 통해 세계문화유산인 성산포를 알리기 위한 것이라는 것입니다
혹시라도 제주도 가실 양이면 성산에 들리시어 시비공원에 새겨진 주옥같은
시 편편을 꼬~옥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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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 제막식을 마친 후, 
성산포문학회, 글밭제주동인회 회원님들의 주관으로 
고성리 소재 성산포문학회 사무실에서 점심 식사를 겸한 축하 시낭송회가 이어졌습니다.
우리글 대표 김소양시인과 강화도 육필문학관 관장 노희정시인의 시 낭송에 이어
글밭제주 동인회 강연옥 시인과 성산포 문학회 박인화 총무 등 여러분의 주옥같은 시낭송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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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포문학회 고문인 한학자 소농 오문복선생님도 축사와 함께 자리를 함께 해 주셨구요,
`세계 치유의 섬 추진위원회` 박진우회장님과 하프 연주자인 유경혜교수님의 
특별 찬조공연으로 자리를 더욱 빛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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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서울에서 온 저희들을 위해 밤 늦도록 여러차례 손수 운전까지 도맡아 해 주신
성산포 문학회 박인화총무님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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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섬에서 한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달만 뜬 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달만 그리운 것이 없어질 때까지/
뜬 눈으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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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진 李生珍(1929~)
서산에서 태어나서 어려서부터 바다와 외딴 섬을 좋아한 시인
우리나라 섬의 정경과 섬사람들의 뿌리깊은 애환을 시에 담아 감명을 주는 시인
섬에서 뭍으로 돌아오면 인사동에서 섬을 중심으로 한 시낭송과 담론을 펴는 시인
천진과 난만으로 표현할 수 있는 청렴한 만년 소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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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데서/
바닷가에서/
5000원짜리 시집을 사가지고 온 독자와 만날 때/
나는 서슴지 않고 내가 쓴 시에 합장한다/
좇아오며 '사인해주쇼' 하는 얼굴/
<<그리운 바다 성산포>>/
<<산에 오는 이유>>/
<<인사동>>/
<<독도로 가는 길>>/
<<반고흐 '너도 미쳐라'>>/
그것도 축축한 바닷가에서/
한라산이 내려다보는 상록수 밑에서/
'사인을 해 주세요' 할 때
내 시집보다
그 사람의 눈동자가 빛난다//
빙빙 돌아가는 LP판에도 사인을 해 달라 할 때/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긴 바다가 취하고' 할 때/
나는 돌아가는 윤설희의 얼굴에 사인을 하고 '미루나무'를/ 
나와/
중섭이 게 잡던 자구리로 간다
- 시와 독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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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과 사진은 '진흠모' 회원이신 채원 조이령님이 직접 현지에서 촬영을 한 작품을 
진흠모 회장이신 박산님께서 보내 주신 것을 영원한 소년시인 이생진님이 
아직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려드리기 위해 블로그에 가급적 원문 그대로 올려보았습니다.
혹, 채원님께 누가 되었다면 양해를 바랍니다.
제막식에 참석하신 '진흠모' 회원님들과 관계자 여러분 고생 많았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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