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하는 삶
수도원이 성황하던 시절 안토니오라는 한 수도사가 수도원에 들어
갔습니다. 그는 꽤 오랫동안 수도를 하다가 이쯤 하면 되었다는 자신
감을 안고 수도원을 나왔습니다. 그때 마침 수도원 문가에서 구두 수
선공이 신발을 고치고 있었습니다. 수도사는 그에게 신발을 고쳐 달
라고 맡기고 잠깐 기다리면서 말을 걸었습니다.
“식구가 몇인가요?”
“아이들 여덟에 아내와 저, 이렇게 열 식구입니다.”
“아니, 수입이 얼마나 되는지요? 그 많은 식구를 부양하려면 신발만
고쳐서 버는 돈으로는 부족하지 않습니까?”
“……”
구두 수선공은 아무 대답 없이 머리도 들지 않고 신발만 꼼꼼하게 기
우다가 잠시 후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선생님, 저는 다만 주님의 종들이 오랫동안 편하게 신을 수 있도록 최
선을 다해 신발을 수선해 드릴 뿐입니다. 제 가족의 삶이야 하나님이
다 책임져 주시지 않겠습니까?”
이 말에 그 수도사는 자기가 아직 수련이 한참 덜 되었음을 깨닫고 다
시 수도원으로 되돌아갔다고 합니다.
그 구두 수선공이야말로 마음을 다해 하나님 중심으로 사는 사람이었
습니다.
- 「새 그릇에 담는 옛 보물」/ 방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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