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옥합을 깨뜨려(4월3일)

정병식 2015. 9. 14. 09:28

메일 내용

옥합을 깨뜨려

마태복음 26:6~13 제자들은 예수님을 향한 그녀의 마음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 결코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여인에게도 귀한 옥합을 깨뜨리는 것이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오늘 내게, 예수님은 어떤 존재이십니까? 주님은 나의 전부를 드려야 할 분입니다. 유능한 지휘자인 k권사님은 자기 음악 세계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교회 찬양대원들에게도 믿음보다 ‘실력, 자기 개발과 성실성’을 강조할 정도였습니다. 때문에 연습에 나태한 대원은 독한 비난에 상처를 받았고, 음정과 박자를 놓치는 작은 실수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었습니다. 이런 모습이 때로는 ‘대단한 독선과 교만’으로 비춰지기도 했습니다. 그 k권사님이 친구가 운영하는 공장에 들렀다가 호기심에 만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다친 손가락도 걱정이었지만, 평소 그 분 자존심으로 보아 마음의 상처가 더 염려됐습니다. 하지만 기우였습니다. “목사님, 손가락 몇 마디 없어졌다고 울고불고한 제가 참 우습네요. 저를 위해 십자가 지신 예수님도 계시는데···. 전 손가락을 잃은 게 아니라 주님께 드렸다고 생각합니다. 이 병상에서 많이 생각하고 회개했습니다. 우리 찬양 대원들! 저 때문에 상처 많이 받았었지요?” 위로하러 갔다가 오히려 위로받고 돌아왔습니다. 퇴원 후, k권사님의 무표정했던 얼굴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늘 싱글벙글합니다. 끝까지 품에 안고서 깨뜨리지 못하는 것을 이번 사순절을 통해 주님께 내어 드리기 바랍니다. 상실과 아픔의 과정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한없는 사랑 부어 주시는 예수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기도 : 깊은 곳에 꼭꼭 숨겨둔 나의 옥합을 주님께 내어 드리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