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발전으로 무너지는 기독교…
“경제발전으로 무너지는 기독교…
한국교회도 대비해야”
세속주의와 물질주의의 도전에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유럽교회의 쇠퇴를 보여주는 영국의 상황은 지금의 한국교회에 유의미한 메시지를 던져준다. 영국의 앤디 하트로프 교수는 경제 발전으로 인해 영국의 기독교 신앙이 무너지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사람들의 삶에서 ‘무의미해진’ 기독교와 교회
장로회신학대학교와 한국기독공보는 8일 오후 서울 광장동 장신대 세계교회협력센터에서 한국기독공보 창간 7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세속주의와 물질주의의 도전에 대한 대응’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한 앤디 하트로프 교수(영국 옥스퍼드 선교대학원)는 오늘날 세속화의 영향으로 영국인들에게 기독교와 교회가 무의미하게 됐다고 역설했다.
그는 “영국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서 삶은 일과 여가생활, 가족과 친구, 휴일, 사회적인 매체들과 관련돼 있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면서 영화와 음악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명성을 추구하면서 이와 비슷한 다른 활동들을 한다”며 “그러나 하나님은 거기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사를 해보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하나님을 믿는다고 이야기한다. 영국에서 스스로를 무신론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런데 하나님을 믿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마치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것처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하트로프 교수는 “(영국에서) 기독교와 교회는 무의미하다. 그것이 바로 세속화의 영향”이라며 “교회를 향한 아주 심각한 하나의 도전”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에서 여가시간에 대한 생각들이 많이 달라지면서 눈에 띄는 변화는 주일예배 참여율이다. 몇 십 년 전에 비해 참여 횟수가 줄어들고 불규칙해졌다는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 하트로프 교수는 ‘사람들이 주말에는 다른 일들을 하느라 점점 더 바빠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주말에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거나, TV를 시청하거나, 가족여행을 떠나거나 특별한 체험을 한다. 물론 이런 일들 자체가 나쁜 일은 아니다. 문제는 물질주의라는 수단을 통해서 세속화는 공동예배를 가장 중요한 일로 삼는 대신에 ‘하나의 선택할 수 있는 특별한 것’으로 삼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욱 쉽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삶의 변두리로 내몰리는 기독교…원인은 경제적 발전?
그러면서 그는 ‘경제적인 발전이 하나님과 기독교를 삶의 변두리로 내몰고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기독교 신앙은 영국에서 경제적 발전을 이루는 데 중요한 공헌을 했지만, 기독교 신앙 자체는 그것이 이루는 데 도움을 준 경제적 발전 때문에 계속 무너지고 있다는 것.
하트로프 교수는 “물질주의는 세속화가 하나님과 기독교를 사람들의 사고와 삶에서 변두리로 몰아내버리기 위해서 이용하는 수단”이라며 “가장 당혹스럽고 걱정스러운 것은, 경제적인 발전이 하나님과 기독교를 삶의 변두리로 내몰고 있다는 것, 그리고 경제적 발전을 장려하는 데 우선적으로 도움을 준 것이 기독교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세속화와 물질주의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그는 ‘중간지도자들’의 협력과 연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목회자들과 회중으로서의 성도들, 사업계에서 일하는 그리스도인들, 전문적인 기독교 신학자들, 경제계와 경영대학원에서 활동하는 기독교 학자들 그룹이 함께 모여 협력하고 연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들을 함께 모을 수 있는 분명한 장소와 상황은 지역에 있는 개 교회”라고 제언했다.
하트로프 교수는 “네 그룹의 중간지도자들이 관심사를 함께 나누고 서로에게서 배울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받는 일은 세속화와 물질주의의 도전들에 대응하는 하나의 강력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