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중한 사람이었기에
그대 떠나는 날
눈물 한 방울도 버릴 수 없었습니다
가슴속 깊숙한 곳에
숨겨두고 흘려야만 할
뜨거운 눈물
함부로 흘릴 수 없었습니다
잊을 수 없는
버릴 수 없는
바보 같은 나의 사랑
가슴에서 흘려야만 할
눈물이 되었습니다
이 눈물
다 흐르고 나면
싱그러운 햇살아래
방긋 웃는 하얀 벚꽃으로 피어나
가슴 가득 흘린 눈물 위에
순백의 하얀 꽃잎 편지지로
배 만들고
그대 향한 그리움으로
노 저어 가며
행복했었노라
고백하겠습니다
안개중독자
사랑아
그대가 떠나고
세상의 모든 길들이 지워진다
나는
아직도 안개중독자로
공지천을 떠돌고 있다
흐리게 지워지는
풍경 너머 어디쯤
지난 날
그대에게 엽서를 보내던
우체국이 매몰되어 있을까
길없는 허공에서 일어나
길없는 허공에서 스러지는
안개처럼
그토록 아파한 나날들도
손금 속에 각인되지 않은 채로
소멸한다
결국 춘천에서는
방황만이 진실한 사랑의 고백이다.
- 이외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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