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줄일기 잊혀진다는 것
잊혀지는 것 보다는 버려지는 게 낫다
버려진다는 건 최소한의 기대가 남았다는 의미에서
적어도 '진행'일 수 있지만,
잊혀진다는 건 완전한 '단절'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꽤나 깊은 우물 속을 들여다 보듯
한동안 무관심했던 내 속을 무심코 들여다 볼 때,
내 기억안에 든지 불과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싱싱한 이름이나
혹은,
제법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아직 잊혀지지 않는 얼굴들이
더러는 습기 가득 머금은 푸른 이끼처럼
또 더러는 회색빛깔 야윈 모습으로 박제된 정물처럼
바닥이 보이지 않는 두터운 수면 위에서
느린 사위의 춤을 추듯 시나브로 일렁이곤 합니다
연초가 되면 새것으로 바뀌게 되는 다이어리에서
새로이 쓰여지는 이름이 있는가 하면
더러는 지워지기도 하는 그런 이름이 있고,
손 전화기의 번호부에도 역시
새롭게 저장되는 이름이 있는 반면에
망설임 끝에 결국 삭제되고 마는 안타까운 이름이 있듯
세월 안의 사람들은 다들 그렇게 기억되고 잊혀지기를 반복하며
내 안에 머물렀다 한순간 사라지거나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고 머물러 내 안에 있기도 하는 것....
누군가의 기억속에서 내 이름이 잊혀진다는 건
참으로 슬픈 일이듯
내 기억 안에서 지우개로 지워지는 이름 또한
따져보면 어떻게 보아도 기쁘지만은 않은 일
싱그러운 오월의 조금은 한가로운 오후,
문득 결번으로 바뀌어 버린 이름없는 번호를 지우다가
혹여 그 어디에선가 내 보잘것 없는 시선을
애써 갈구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그 누군가를
행여 까마득히 잊으며 무심히 살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지금 이 순간,
그 어느 이름 혹여라도 나로 인해 다친 상처 아물지 않아
무심코 던진 내 한마디에 베인 흔적 차마 너무 쓰라려서
몹시 아파하고 있지는 않은지
내 이름 석자, 그 누군가에게 이미 잊혀진
아무런 의미도 없는 그런 이름은 아닌지,
그 누군가의 다이어리나 전화번호부에서
이미 잊혀져 버린 그런 나는 아닌지...
잠시 생각에 잠겨봅니다.
가슴 설레도록 아름답고 서정이 짙은
이 음악을 들으면서...
흐르는 음악,
그리스 출신의 유명한 작곡가 겸 가수 '테오도라키스 / 매직 나이트' 라는 곡입니다.
굳이 원어를 쓰지 않고, 발음 실수를 할수 있음에도 한글을 고집하는 이유는 두가지,
하나는 외국음악이라 그럴 가능성 적지만,
혹여라도 저작권 시비에 휘말릴까 싶어서(아무래도 원어로 적어 검색할거니까)
또 하나는, 듣고 기억하시기 좋게 가급적 한글로...
암튼 음악이 참 좋지요?
이름만 들어도 아실만한 영화음악을 많이 작곡했고,
익히 잘 아시는 '기차는 여덟시에 떠나네' ...그 곡도 이 사람의 음악...
춥지도 덥지도 않아
어느 공원길 가벼운 산책이 아주 그만일 것 같은 그런 밤,
캄캄한 하늘 아스라히 떠 있는 별을 바라보며 듣고 있으면
누군가의 눈빛이나 얼굴, 지나간 아름다운 기억들을 하나 둘 절로 떠오르게 만드는,
흡사 마법에라도 걸린듯 아름다운 밤에
아주 잘 어울릴만한 그런 곡인거 같아 올려보았답니다.
아름다운 음악 들으시면서,
즐거운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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