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시인

장미를 생각하며 2008/11/18 11:34

정병식 2015. 9. 10. 14:51


장미를 생각하며
우울한 날은
장미 한송이 보고 싶네
장미 앞에서
소리내어 울면
나의 눈물에도 향기가 묻어 날까
감당 못할 사랑의 기쁨으로
내내 앓고 있을 때
나의 눈을 환히 밝혀주던 장미를
잊지 못하네
내가 물주고 가꾼 시간들이
겹겹의 무늬로 익어 있는 꽃잎들 사이로
길이 열리네
가시에 찔려 더욱 향기로웠던
나의 삶이
암호처럼 찍혀있는
아름다운 장미 한송이
살아야해 살아야 해
오늘도 내 마음에
불을 붙이네
-이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