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클래식 음악계에 20대 스타들이 경쟁하듯 빛을 뿜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음악인으로 바이올린 정경화, 지휘 정명훈, 성악 조수미 같은 스타를 배출했다.
하지만 대표 악기인 피아노에서는 좋은 연주자는 많았지만 슈퍼스타로 이어지지 못했다.
최근 국내에서 교육받은 토종 연주자가 세계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세계로 진출하는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손열음(28), 김선욱(26), 조성진(20)이 바로 그들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김대진 교수에게 배운 손열음은 미국과 유럽을 대표하는 콩쿠르인 반클라이번 콩쿠르(2009년)와 러시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2011년)에서 각각 2등에 오르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손열음은 한국에서 공부를 마친 후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에 진학해 유럽 활동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손열음의 한예종 후배인 김선욱은 2006년 영국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8세의 나이로 우승해 40년 만의 최연소 우승이자 아시아 최초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김선욱은 2008년 영국의 세계적인 음악 매니지먼트사인 아스코나스 홀트와 계약을 맺고 체계적인 관리를 받으면서 영국으로 본거지를 옮겼다. 영국 왕립음악원 지휘과에서 음악을 공부하면서 유럽과 한국 무대를 오가고 있다.
2011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3위에 입상한 조성진은 지난해 프랑스 유학을 택했다.
그런데 이번에 조성진이 일을 냈다.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Piano Concerto in E minor Op. 11 (final stage)
이토록 영롱하고 아름다운 쇼팽이 또 있을까. 지난 18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쇼팽 콩쿠르 결선 무대에 첫 순서로 오른 조성진은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했다.
1830년 스무 살 쇼팽은 태어나 처음으로 사랑에 빠진 여인을 그리워하며 이 곡을 썼다. 185년이 흘러 스물한 살 청년으로 쇼팽을 마주한 조성진은 마음을 다한 터치로 수줍게 피어 오르는 열정을 그려냈다.
그리고 1등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