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과 · 시

숨기고 싶은 그리움

정병식 2015. 6. 2. 21:14
 

 

 


사방이 무덤같은 적막한 밤
귀를 스치는 이름 모를 가수의
애잔한 목소리의 노래

간혹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내면의 소리

밤 하늘 한 켠에서는
이별 저별로 나들이가는 별똥별이
은하세계를 수영하듯 수를 놓는 밤

고요가 엄습하는 한밤의 침묵
이승과 저승을 한번쯤 생각하게 하는 밤
그리움의 절규가 자아를 집어 삼키는 밤

길아래 저멀리
희미하게 비춰지는 불빛속에서
허우적 거리는 삶의 모습

안타까움
그리움이 흘러 흘러
가슴에 빗물처럼 적시어 오는데
흐르는 마음 가눌길 없어
어둠의 길거리로 달려간다

삼십촉 외로운 전등의 선술집
와주지 못할 당신을 기다림으로 마신다

회오리 바람만 남기는 당신
서러움으로 마신다

가슴속 깊은 곳에
둥지틀고 뿌리로 박혀있는
그리움
서러움
언제 저 어둠속으로 흘려 보낼 수 있는지...

 

 

 
숨기고 싶은 그리움

그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않은
어느 햇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내 안에서만
머물게 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바람 같은 자유와
동심 같은
호기심을 빼앗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내게만 그리움을 주고
내게만 꿈을 키우고
내 눈 속에만 담고 픈
어느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내 눈을 슬프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내 마음을 작게 만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만을 담기에도
벅찬 욕심 많은 내가 있습니다 
                              < 한용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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