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하게 칼질하는 양식을 좋아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친구들을 만나면 거의 한식집으로 간다. 나이탓으로 대부분의
친구들이 한가지씩 성인병을 앓고 있어서 아무래도 양식으로는 식이요법이 잘
안되기 때문에 자연스레 한식집에서 모이곤 한다.
한식집엘 가면 야채도 먹을수 있고 기름에 튀긴음식도 거의 없고 밀가루 음식도
없으면서 담백하기 때문에 여기저기 소문난 집들을 찾아 가 보는것이다.

여고동창들의 송년모임이 있어서 나서는데 첫눈이 내리고 있다.


우산들고 나가는게 귀찮긴 하지만 처음으로 내리는 눈이라 좀 많이 내렸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인데 하늘을 보니 많이 내릴것 같지는 않다. 일기예보에서도
오후에는 그친다고 했으니 웬지 좀 아쉬운 기분이 든다.

양재역에서 서초구민회관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엘타워라는 빌딩이 나온다.
여기 지하에 있는 이천쌀밥집 산들해, 여기서 점심을 먹는것으로
우리들의 송년모임은 시작되었다.

한식집이면서도 방이 아니고 전부 의자로 되어 있는게 앉기가 편하다.
요즘은 방바닥에 그냥 앉아서 식사하고 일어나면 허리도 편치않고
다리도 아프다고 투덜대는 친구들이 많은데 이곳은 참 편하게 되어 있다.

이런식으로 마루같으면서도 의자같고 의자같으면서도 마루같은 독특한 분위기의
장소가 밥 먹기에 아주 편안하게 해준다.

우와 ! 상다리가 부러지게 나오는 음식, 음식들....
한사람 앞에 12,000 원이라 이천에서 먹는것 보다는 약간 비싸지만 반찬가지수가
정말로 많다.


친구들 모습을 찍었지만 사진을 올린걸 알면 난리가 날테니까 이렇게
장난스럽게 올릴수 밖에.... ㅋㅋㅋ

무엇보다 간장게장이 짜지 않아서 좋다.
대체로 이집 음식이 짜지 않고 달지 않다. 설탕이 들어간것 같은 음식이 없어서
모두들 좋아한다.

음식점 앞의 장식, 흰장미가 곱다.
짜지 않고 달지 않은 음식 만나기가 정말 쉽지 않다.
어느새 우리 입맛이 짜고 단것에 길들여져 버렸는지는 모르지만
요즘은 떡도 달고 잡채도 달고 짜장면도 달고 다 달다.
설탕을 안 넣으면 재료비도 덜 들어갈텐데 왜 파는 음식들은
달기만 한지....
모처럼 만에 달지 않고 짜지 않는 음식을 만나서
이 집에 단골이 될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