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취미

퇴색되어 가는 설 명절

정병식 2015. 7. 16. 14:57

명절-120110131_022721_1a84b494c8b687e9c8a814ba91c3ea31.jpg

세배...

명절-1Image0219.jpg
설이 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세배다.
세배는 새해를 맞아 어른들에게 인사를 드리는 것으로
우리민족 세시풍속의 하나이다.
어른들을 찾아다니며 세배를 하고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기를 기원한다.
옛날 부락 단위로 살면서 공동체 생활을 하던 시기에
세배는 단순한 인사가 아니라 전통을 이어주는
중요한 풍속이었다. 그리고 공동체의 구성원들을
이어주는 질긴 끈이었다고 보아야 한다.
세배는 공동체와 가족 간을 묶어주는
의식의 하나였던 것이다.
문명과 경제가 발전하고 산업화 사회가 되어
공동체가 사라지면서 전통과 의식도 맥이 끊기고
희미한 흔적만 남게 된 것이다. 
명절-1%EC%84%A4%EB%82%A01.jpg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도
시대가 변하면서 의미가 많이 변하고 있다.
예전엔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가족들과의
만남의 시간이었지만 이제는 연휴라는 생각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설이 되면 극심한 체증을 보이는 고속도로로
고향을 찾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명절이 되어도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은
예전만 못한 것도 사실이다.
설에 고향을 찾는 사람들도 많지만
설 연휴를 맞아 해외로 여행을 가거나
자신만의 휴식시간으로 사용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고향에 가서 가족들을 만나고 자신의 뿌리를
돌아보는 것보다 휴식을 취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전통이나 공동체 또는 가족을 생각할 때
효율과 경제성을 따지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효율성도 떨어지고 경제성으로 보아
손실인 것은 보나마나 뻔하다.
효율과 경제성보다는 정이라는 개념을 적용해야
본래의 취지가 살아난다.
그러나 지나친 도시화는 정을 밀어내고
경제성을 앞세우게 만들었다.
그래서 명절보다는 연휴가 먼저 떠오르고,
가족보다는 휴식이 먼저 생각난다.
설이라는 명절이 퇴색하는 이유다.
명절-120110131_022757_32386e2dd020f94180a07f35b629219b.jpg
문헌을 보면 설날이 되어 아는 사람들을 만나면
건강 하라든가, 하는 일이 잘되기를 바란다든가,
평안한 날이 되라는 등의 인사를 했다.
이를 덕담이라고 하는데
덕담은 신년 하례중의 하나였다.
남의 복을 빌어주는 덕담은 서로의 우의를
돈독히 하고 정을 쌓는 좋은 풍습이었다.
이렇게 서로간의 정을 쌓고 끈을 이어주는
세배나 가족과의 만남 또는 덕담 같은
우리민족의 풍속이 자꾸 사라지는 게 아쉽다.
경제가 발전하고 산업화 도시화가 되면
소득이 높아져 생활이 풍요로워 지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반면에 서로간의 정이 옅어지고
공동체보다는 자신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심해진다. 
산업화, 도시화가 되어도
전통 명절과 풍속은 지켜나가야 한다.
우리민족의 역사를 이어온 것은 이런 풍속들이기도 하다.
이번 설에는 연휴를 맞아 휴식을 취하거나 놀러가기 위해
고향을 외면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세배를 나누고 가족을 만나고 서로 덕담을 나누면서
우리의 전통을 생각하고 정을 쌓는 설이 되어야겠다.
sdc11293_janggias.jpg
20110128195817139e5_201234_0.jpg

60세 이상 노인의 절반 이상이
“아들들도 명절음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 풍속도 변화의 양상으로 분석된다.
최근 60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설 명절에 관한 이용자 의식 조사’를 벌인 결과
남성의 72%, 여성의 63%가
‘아들의 명절 음식 준비 참여를 적극 권장한다’고 응답했다.
여성은 53%가 ‘음식장만이 힘들고 번거로우며
경제적 부담과 함께 생활리듬이 깨지는 명절이 싫다’고
답한 반면 남성은 63%가 ‘온 가족이 모이고 고유 민속’이라는
이유로 명절이 좋다고 답해 대조를 이뤘다.
세뱃돈은 ‘모두 똑같이 준다’가 절반을 넘는 53%로
가장 많았고, ‘서열 순으로 많고 적게 준다’가 44%,
‘남녀로 구분해서 준다’ 1.8%로 나타났다.
38120_14775_4813.jpg
설에 자녀에게 받고 싶은 선물은 현금(76%)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건강식품(10%), 여행상품권(4%),
상품권(4%) 등이 뒤를 이었다.
가장 받기싫은 선물은 술(44%)이 가장 많았고
생활용품세트(18%), 건강식품(12%), 의류(10%),
과일(3%) 등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은 이번 설에 부모님 용돈으로
평균 20만원 정도를 드릴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남녀 직장인 953명을 대상으로 설 연휴 계획에 관해
조사한 결과 직장인 10명중 8명에 해당하는 79.3%의
응답자가 이번 설 연휴 기간에 부모님께
용돈을 드릴 계획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모님께 드리는 용돈의 금액은 '20만원 정도'라고
답한 응답자가 35.4%로 가장 많았고
'10만원 정도'(27.1%), '30만원 정도'(20.9%),
'50만원 정도'(6.7%), '40만원 정도'(5.7%) 순이었다.
직장인 64.1%는 부모님과 친지에게
선물도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부모님과 친지에게 드릴
선물 1위는 건강식품(44.2%)이었고 다음으로 상품권(22.9%),
생활용품(18.7%), 가전제품(3.9%), 속옷 및 의류(3.8%)가
그 뒤를 이었다. 기타 의견에는 한우, 과일 등이 있었다.
설 연휴 예상 지출경비와 지난해 명절 지출 경비를
비교 했을 때 어느 정도 수준인지 질문한 결과,
58.9%의 응답자가 '지난해와 비슷한 정도'라고 대답했고
'지난해보다 늘었다'는 응답자는 22.9%,
반대로 '지난해보다 줄었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18.3%였다.
설 연휴 예상 지출경비는 '20만~30만원'이라는 응답이
20.6%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
이어 10만~20만원(19.3%), 10만원 미만(16.8%),
30만~40만원(15.6%), 40만~50만 원(13.3%),
50~60만 원(5.1%) 등이었다.
명절sdc11266_janggias.jpg
10명중 6명에 해당하는 67.8%의 응답자는
직접 고향방문을 할 계획이 있다고 대답했다.
직장인이 대답한 귀성일은 2월2일(42.0%)이 가장 많았다.
이어 2월1일(27.7%), 1월31일(16.3%), 2월3일(13.0%) 순이었다.
귀경일에 대해서는 38.5%의 응답자가 설 당일인 2월3일을 꼽았다. 


돈의 고향, 화폐본부

20110128171701938.jpg
경북 경산에 위치한 한국조폐공사 화폐 본부 가는 길. 
화폐 본부를 가리키는 도로표지판을 찾을 수가 없다. 
'돈 만드는 공장', 화폐 본부는 국내에서 보안등급이
가장 높은 '가급'. 국가 보안시설이라
도로 표지판에는 등록되어 있지 않다.
테러 및 침투대비 훈련도 정례화돼 있다.
은행권을 찍는 건물에 들어갈 때는
비밀을 누설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도 써야 한다.
"촬영 중 알게 된 사항을 누설할 때에는 동기 여하를
막론하고 그 결과가 반국가적 행위임을 자인하고
엄중한 처벌을 받을 것을 서약한다."
서약서엔 관련법으로
국가보안법·형법·군형법·군사기밀보호법 등이 명시돼 있다.
직원들 역시 출퇴근시 청원경찰 앞에서
작업복으로 갈아입어야 하고,
휴대폰·돈 등 개인용품은 소지할 수 없다.
생리용품이나 화장품이 필요한 여성은
본부에서 제작한 비닐 가방만 사용할 수 있다.
지문인식을 하고 은행권이 생산되는
은행권 전용시설에 들어가면, 돈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시중에서 쓰는 지폐를 생산하려면 약 10개 공정을 거친다.
먼저 100% 면(綿)으로 만든 화폐 원지에 돈의 윤곽을 찍고,
숫자를 집어넣는 인쇄 공정을 거친다.
이후 홀로그램(1000원권 제외)을 부착하고
윤곽 디자인을 한 후 컴퓨터로 오류 검사를 한다.
여기에 지폐번호를 찍고, 낱장으로 잘라내면
비로소 쓸 수 있는 돈이 된다.
각 공정에 5~7일씩 건조와 숙성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돈 한 장 만드는 데는 40일이 걸린다.

요즈음은 기계의 절반은 가동되지 않고,
눈에 띄는 건 1000원짜리뿐이었다. 
"지난 12월부터 5만원권과 1만원권의 생산을 하지 않고,
현재 1000원권 지폐만 생산하고 있습니다."
인쇄생산관리부 정청숙 대리의 말이다.
31년째 화폐 본부에서 일하고 있는 김재복 과장은
포장된 1000원권 두 묶음(2000만원)을 들어 보이며
"1000원짜리나 5만원짜리나 들어간 정성은 똑같다.
우리는 돈이 아닌 제품으로 보기 때문에
똑같이 소중하다"고 했다. 그러나 이곳 직원들은
"일하는 데 신바람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해부터 일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각종 수당과 혜택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_0011935.jpg
2009년 5만원권이 발행된 후
한국은행의 주문량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5만원권이 생산되면서 1만원권과 수표의 주문량이 줄며,
2개의 라인이 3교대로 24시간 쉴새 없이 움직였던
은행권 전용시설은 현재 1개 라인이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작업을 한다.
매년 10억장을 발행하던 화폐 본부의 지폐 발행량은
2009년 5만원권이 나온 뒤 5억장으로 반 토막이 났다.
한국조폐공사의 경영수지도 악화하기 시작했다.
2007년 178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은 2008년 56억원,
2009년 5억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조폐공사는 "은행권 사업이 절반으로 줄고,
사업비중이 크던 수표 사업마저 30% 가까이 감소했다"며
"비상경영에 들어가 부서별 인력과 경비를 절감하는
긴축 경영에 나섰다"고 발표했다.
k25h008705p4.jpg
고액권이 발행되고 현금보다 신용카드 사용이
급증함에 따라 조폐공사는 고민에 빠졌다.
화폐발행이라는 일종의 '노다지' 사업에
독점적 권한을 가지고 있었던 지위에 계속 집착했다간
적자 공기업으로 전락하는 게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폐공사는 새로운 길을 모색 중이다.
일단 해외로 눈을 돌려볼 계획.
조폐공사는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에 은행권 용지를,
이스라엘에 동전을 수출하고 있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화폐교환기, ATM기기, 돈을 세는 계수기 등의
사업에 진출해 금융업계에 직접 판매하고,
동남아시아와 중남미에 전자여권·전자주민증 등을
수출할 계획"이라고 했다.
k25h008709p4.jpg
공기업이 민간영역까지 진출한다는 논란 속에서도
조폐공사는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쇼핑몰을 열어
각종 메달과 문화재 재현품도 판매하고 있다. 
k25h008707p4.jpg

2011013101526_0.jpg
2011012502131_3.jpg
2009011900732_0.jpg
2011013101037_3.jpg
2008013101571_0.jpg
2011013101037_1.jpg
2008020401387_0.jpg
2008013100812_3.jpg
2008013100812_2.jpg
20110201154712380.jpg
20110201154712434.jpg
20110201154712486.jpg
20110201135010346.jpg
2010121000562_1.jpg
20110130224611418.jpg
2008013100812_0.jpg
20110128112536.jpg
20090125194810_825_0.jpg
2011012811253.jpg
2011012502131_2.jpg



2009012310420938700_1.jpg
Image0239.jpg

사람들은 앞날에 대해 무척이나 궁금해 하고
또한 알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미래를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지요.
다만 조금이나마 미래를 알 수 있는 방법이
한 가지 있다면,
오늘의 삶을 유심히 살펴보는 것입니다.
지금 성실하면 앞날에 분명히 좋은 열매가
맺힐 것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해 동안 베풀어 주신 관심과 후의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송년 인사에 대합니다.
복 많이 받고, 지으시기 바랍니다!
명절-120110131_022736_59f0b8f95d2cbf7beb4b31ea4244bc8.jpg
20110129070125765.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