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과 · 시

내가 그대에게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정병식 2015. 6. 12. 17:15

 

 

        내가 그대에게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노을이 붉으스레 산등성 위에 머뭇거리고 있을때 문득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편안하게 부를 수 있는 그대 이름 하나면 되는 것을... 내가 그대에게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바람이 내 어깨 위를 스치고 지나 갈때 눈물 먼저 맺혀지며 떠 오르는 얼굴 그대에게 그리움의 편지 한 장 보낼 수 있으면 되는 것을... 내가 그대에게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어두운 밤 불빛 한 줄기 보이지 않아 우리가 길을 헤메이는 일이 생길지라도 세차게 불어오는 비바람이 우리가 서 있는 이 자리를 참을 수 없을 만큼 흔들어 놓을지라도 서로 마음하나 굳게 지켜가면 그만인 것을... 우리, 좋은 노래소리도 조금씩 아껴 가면서 듣도록 합시다 아름답게 빛나는 저 노을 한자락 가슴 속에 담아 두고 따뜻하게 살아 가도록 합시다 내가 그대에게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그냥 그대 이름 하나 편히 부를 수 있으면 그러면 되는 것을요...

 

 

         

        널 위해서 시가 쓰여질 때 널 위해서 시가 쓰여질 때 난 행복했다 네 어둠을 비칠 수 있는 말이 탄생하여 그게 시의 개울이 되어 흘러내릴 때 난 행복했다 널 생각하다가 네 말이 될 수 있는 그 말과 만나 그게 가득히 꽃이 되어 아름다운 시의 들판이 될 때 난 행복했다 멀리 떨어져 있는 너와 나의 하늘이 널 생각하는 말로 가득히 차서 그게 반짝이는 넓은 별밤이 될 때 난 행복했다 행복을 모르는 내가 그 행복을 네게서 발견하여 어린애처럼 널 부르는 그 목소리가 바람이 되어 기류(氣流) 가득히 네게 전달이 될 때 난 행복했다 아, 그와 같이 언제나 먼 네가 항상 내 곁에 있는 생각으로 그날 그날을 적적히 보낼 때 공허(空虛)처럼 난 행복했다

    '좋은글과 · 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얀 그리움...  (0) 2015.06.16
    당신은 지금도 내가슴에 있는데...!  (0) 2015.06.14
    인연따라 마음을 일으키고...  (0) 2015.06.12
    잔잔히 퍼져가는 파문처럼...  (0) 2015.06.06
    초심(初心)으로...  (0) 2015.06.06